2026년 상반기 국내 증시는 인공지능(AI)·반도체가 이끈 기록적 강세장이었다. 코스피는 반년 만에 두 배 넘게 뛰었지만 상승은 소수 대형주에 집중됐고,
하반기 들어 지수는 가파른 조정에 들어갔다. 쏠림과 변동성이 동시에 커진 국면에서 자산운용사의 운용 철학과 대응 역량이 어느 때보다 선명하게 갈리고 있다.
더벨은 조정장을 지나는 국내 주요 운용사의 상반기 성과와 하반기 대응 전략을 차례로 짚는다.
유니스토리자산운용은 7~8월의 급락을 추세 반전이 아닌 주가 급등에 따른 ‘이격 조정’으로 본다. 상반기 증시를 끌어올린 기업 이익 증가와 풍부한 증시 대기자금이 아직 훼손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하반기에도 기존 투자 기조를 유지하며 인공지능(AI) 사이클과 연관성이 높고 실적을 숫자로 입증하는 기업에 집중할 방침이다.
윤창보 유니스토리자산운용 대표는 미국 증시가 AI 투자 자체를 동력으로 상승했다면 한국은 AI 투자 수혜에 따른 상장사 이익 증가가 상승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장부상 저렴한 종목보다 구조적인 성장 단계에 진입해 이익을 늘리는 기업을 진정한 가치주로 보고, 시대적 흐름에 맞춰 투자 대상을 선별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추세 반전 아닌 이격 조정”…강세론의 근거
윤 대표는 상반기 국내 증시를 이끈 핵심 동력으로 크게 두 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기업 이익의 급증이다. 상반기 상장사 전체 이익 증가분의 90%가량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견인했다. 과거 범용 D램의 감산 효과와 최신 고대역폭메모리(HBM)의 공급 부족이 맞물리면서 메모리 반 도체 가격이 뛰었고, 이는 관련 기업들의 영업이익 확대로 직결됐다고 분석했다.
둘째는 풍부하게 조성된 증시 주변 자금이다. 과거 60조~70조원 수준에 머물렀던 고객예탁금은 올해 한때 13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시중은행의 예·적금에 묶여 있던 대규모 자금이 증시 기 대감을 타고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면서 코스피지수의 하단을 지지하고 상승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하반기 시장의 향방은 이 두 가지 축이 계속 유지될 수 있는지에 달렸다고 내다봤다. 기업 이익 측면에서는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이 숫자로 확인되기 시작했으며, 전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은 2028~2030년까지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7월 한때 1500원 안팎까지 치솟았던 원· 달러 환율 덕분에 수출기업의 채산성도 양호하고, 반도체를 제외한 다른 부문의 수출과 내수 지표 역시 개선되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한편 7~8월의 급락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은 상당 부분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코스피 주가수익비 율(PER)은 6배 이하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익이 급증한 반도체 대형주의 착시 효과가 반영된 수 치지만, 이들을 제외해도 8배 전후로 역사적 평균인 10배를 밑돈다는 설명이다.
◇AI 연관성으로 종목 압축…자산배분·패밀리오피스 서비스로 대비
①AI 사이클과의 연관성이다. 반도체와 반도체 장비가 중심이고, AI와 연관이 적더라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매출과 이익이라는 숫자로 증명하는 기업을 담는다. 장기적으로는 '메모리 다음' 성장동력 발굴을 과제로 꼽았고, 최우선 목표는 그간 쌓은 운용 수익 방어와 포트폴리오 안정성 강화이다. ②채권·월지급식 결합 및 승계·상속·증여신탁 등 자산배분·신탁 협업을 강화한다. ③패밀리오피스 서비스 제공이다. 윤 대표는 최근 초고액 자산가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자산가의 재산이 다음 세대로 넘어가는 국면에서 신탁이 자산이전을 위한 매우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